
제가 미래에 대해 상상하던 또 다른 한 가지는 안경 한쪽에 작은 카메라와 마이크를 달고, 작은 저장장치를 연결해 쓰고 다니면서 보고 듣는 모든 장면을 기록하는 장치의 대중화입니다. 이러한 장치가 있다면 신경 쓰지 않아도 누가 전에 했던 말이 정확히 무엇인지 확인할 수도 있고, 인적이 드문 곳에서 자동차 사고가 나도 누구 과실인지 판별할 수 있고, 아까 세워둔 차의 위치가 기억 안나도 쉽게 찾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물론 단점도 많죠. 우선 영화관 들어갈 때는 이 안경을 보관했다 찾아야 하고, 군대에 간 친구 면회갈 때도 안경은 벗고 가야 하고, 무엇보다 정부가 국민이 찍은 화면과 음향에 접근한다면 완벽한 국민통제도 가능하게 되겠죠. 이렇게 보면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큰 아이디어 같네요.
중요한 사실은 이와 매우 유사한 기술이 실제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을 방문중인 릭 라시드 마이크로소프트(MS) 수석 부사장은 “한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1분 단위로 사진을 찍어 저장하는 ‘센스 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답니다 (기사링크). 저는 동영상 촬영을 생각했고, MS가 개발하는 센스 캠은 정지화면이라는 점에서 다를 뿐, 근본적으로는 동일한 개념입니다 (그리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센스 캠은 안경 모양이 아닐 듯). 그는 이러한 장치가 기억상실증을 겪는 환자를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답니다.
그런데 이 장치가 기억상실증 환자뿐이 아니라 대중에게 전파된다면 어떨까요? 일단 기술이 개발되면 많은 사람은 자신의 편의를 위해 이 장치를 쓸 것이고, 그러면 수많은 사람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 없이 남의 사진기에 기록될 것입니다. 이러한 자료가 언제 어떻게 악용될찌를 알기는 힘들죠. 게다가 평소에 부도덕한 사업방식으로 악명이 드높은 MS에서 이러한 기술을 개발한다는 사실이 마음을 불안하게 하네요.
다음 비디오는 MS에서 개발중인 신기술 Photosynth 시연 동영상입니다. 이 기술은 여러 사람이 찍은 사진을 합성해 입체영상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만약 MS에서 개발중인 센스 캠이 대중화한 후 그 데이터를 Photo synth으로 결합한다면? 우리는 전세계 거의 모든 공간에 대한 3D 모델을 얻을 뿐 아니라, 전세계 대부분의 사람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감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조지 오웰이 상상한 1984의 악몽은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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